걷고싶은 도로를 만드는게 힘든가? > 교통 Transport

본문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열기

교통 Transport HOME

걷고싶은 도로를 만드는게 힘든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도심의 가로수와 완충지대의 녹지는 삶의 활력소가 되고, 스스로 걷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도심의 녹지시설인 식재형 가로시설은 친환경 인간중심적인 도로설계의 기본이 된다.
  • 걷고싶은 도로를 만드는게 힘든가?

본문

근대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물질적 풍요를 약속하고 혼돈의 시대에서 벗어나 질서의 시대로 향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원은 점점 더 고갈되고 환경은 더욱 더 황폐해져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열역학 제1 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아닌 에너지 소비와 흐름이 촉진됨으로써 에너지 분산과 무질서가 심화된다는 열역학 제 2법칙인 엔트로피(Entropy)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미래사회를 위한 준비는 단지 자원 확보와 기술개발 등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경제적 풍요로움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 못지않게 우리 삶의 터전을 그들이 보다 안전하고 이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안전과 환경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는 "인적 보호""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어떻게 하면 인류의 잠재적 능력을 계발하고 미래 성장의 원동력으로서 인적자원을 보호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문제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리가 생물학적, 물리학적으로 해체되는 과정을 밟아 왔다고 할지라도 이성(理性)이라는 힘이 있으며, 이성은 바로 엔트로피(Entropy)에 대한 반동으로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근원이다라는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의 주장처럼 고() 엔트로피 교통사회를 저()엔트로피 교통사회로 바꾸기 위해 이성의 힘을 빌어서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운송부문에서 CO2 배출량이 1인당 2.04, GDP0.14톤으로 가장 높고, 서울시는 도시면적당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8천만톤으로 늘어날 것을 전망되는 극심한 환경오염이다. 교토의정서 등과 같은 국제협약을 이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당면 과제로 걷고 싶은 거리, 자동차 이용을 억제할 수 있는 도로설계와 배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간적 요소로서 친환경 도로분야는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영국의 NATA(New Approach to Appraisal)는 도로사업의 타당성 검토단계에서 반드시 환경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강화한다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1년부터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친환경 도로설계기법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친환경 도로설계의 구성요소는 다양하지만, 시공단계에서 소음진동 대책을 마련하고, 대기 및 수질오염,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도로구조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녹지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마 식재형 중앙분리대, 식재형 보차분리대, 식재형 교통섬을 지목할 수 있을 듯하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도심의 가로수와 완충지대의 녹지는 삶의 활력소가 되고, 스스로 걷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도심의 녹지시설인 식재형 가로시설은 친환경 인간중심적인 도로설계의 기본이 된다. 보행자가 편히 걸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운전자에게는 도로의 기하구조를 가로수의 식재형태에 따라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리된 차도 때문에 동식물의 원활한 이동이 차단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식재형 보차분리시설은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예방하는 심리적, 물리적 억제선이자 불법 주정차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앞 다투어 차도를 줄이고 보행공간과 자전거 도로를 넓히느라 분주하다. 건강한 몸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듯이, 도로 역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Road Diet"는 그동안 성장 중심의 정책으로 비대해진 우리사회의 몸을 건강한 모습으로 돌이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 수 많은 이권이 개입되고 혹자에게는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는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는 많은 암초가 기다리고 있다. 친환경 도로정책은 그러한 현실적 문제와 인식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김인석(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ce0709be163f23052663cb38b724dc87_1586496962_0119.pn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 / 1 page

교통 Transport 목록

게시물 검색

그린코리아포럼 도시네트워크 함께하는 사람들